캄캄한 오밤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불꽃이 떠다니거나 불현듯 나타나는 현상 즉
우리는 보통 도깨비불이라고 부르는데요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1960년 이전에 특히나 많이 목격되었더랬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로는 무슨 초자연 현상이나 심령현상으로 연결 짖기보다는 인체가 땅에 매장된 후 뼈의 성분 중에 인성분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일련의 물리 화학적 현상이란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과학을 모르던 옛 시절에는 미지의 공포와 상상력으로 요괴 시 하거나 혼불 또는 도깨비불로 인식했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을 겪으며 전국 방방곡곡 수많은 희생자들이 이 땅에 곳곳에 매장되었을 터입니다
그러니 산업화 이전 도깨비불 목격담은 당연한 사실이며 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도깨비불은 조선시대에도 도깨비불로 민간에서 칭했는데요
혼불, 또는 귀화로 기록되어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기록에도 보입니다
황해도 해주에 극성진이란 요새에 고려말 홍건적이 쳐들어와 벌판에서 싸워 홍건적들을 전멸시켰는데 그 들판에서 유난히 혼불 즉 도깨비불이 자주 출몰했고 그 뒤부터 전염병이 창궐하여 주변 인민이 죽거나 병이 드는 현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고로 마을 주님들이 단을 쌓아 매년 제를 지내며 도깨비불을 달랬다는 것입니다
역시나 무수한 사상자의 뼈에서 나오는 인성분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도깨비불이나 사람 뼈에 인이라는 뜻을 기록해 놓은 걸 보면 고대에도 뼈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란 것을 알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실제 사례 경험담을 이야기해보자면 어느 해 여름방학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시골에 놀러 갔더랬습니다
개울에서 가재도 잡고 개구리도 잡고 똘캉에서 멱도 감으며 즐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이었는데요
저녁때 삼촌이 어딜 좀 같이 가자는 걸었습니다
삼촌 어디 가요 하고 삼촌에게 물으니 가보면 안다고 하는 것이었고 어린 마음에 무심코 좋은 놀잇감이 있나 하고 따라나섰는데요
삼촌과 함께 도착한 곳은 이곳 시골마을 산등성이에 위치한 천수암이라는 암자였습니다
여기 주지스님이 예전에 삼촌과 친구였는데 출가하여 지금은 주지로 있었는데요
명리학이나 사주 뭐 그런 공부를 많이 하셨는지 관상이나 사주를 보신 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집안의 대소사나 운세 등을 틈나는 대로 물으러 다니 신다 거예요
물론 재미로 혹은 흥미로 보는 것 이상은 아니긴 한데요
그 주지 스님을 대면하니 제가 얼굴을 살펴보시더니 무난한 인생을 살 거라는 덕담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크게 성공은 못했지만 그렇다고 험난하게 산 인생도 아닌듯합니다 살짝 다른 데로 샜는데요
스님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산등성이 넘어도 해가 뉘엿뉘엿 지는 거였어요
시골은 아시다시피 해가지면 순시 간에 컴컴해집니다
붉은 노을이 지는가 싶더니 이내 어둠이 밀려들었어요
주지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암자를 내려오는 오솔길이었습니다
삼촌과 저는 컴컴한 길이기에 바닥을 살펴가며 내려가는 중인데요
엇 하며 삼촌이 길 우측 쪽을 쳐다보며 외마디 소리를 냈어요
그때 저도 분명히 보았습니다 도깨비불
그것도 아주 파란색의 빛덩어리라고 할까요
어떤 봉긋이 선 무덤 위 둥둥 떠서 확연히 목격하고 말았어요
이작도 눈에 선한 그 장면인데요
삼촌과 저는 외마디 비명을 지를 면서 냅다 공포에 질려서 그 긴 오솔길을 미친 듯이 뛰어내려 왔습니다
더운 여름이었기 때문에 땀에 절어서 시골집에 도착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고 저희는 도깨비불 목격 이야기를 해드렸지요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기는 그 오솔길은 옛날 조선시대부터 묏자리터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거기서 도깨비불 보고 혼 빠진 동네 사람들 이야기며 옛이야기들을 해주셨어요
최근에는 목격담이 거의 없어졌다고 하셨는데 어찌 된 일인지 너희가 그것을 봤다며 고개를 도리도리 하셨더랬죠
지금도 삼촌과 저는 그 일이 여름방학 아주 찐한 추억담입니다
이 처럼 아무 데나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고 특정 조건이 되었을 때 목격될 수 있는 특이현상인 듯합니다
모르는 상태에서 무방비로 마주한다면 백퍼 귀신으로 알 거예요
어떠세요 으스스하셨는지
역시 더운 여름날에는 으스스한 공포담이 제격입니다
다음 포스팅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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